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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관리자
ㆍ작성일 2012-03-08 21:21
ㆍ추천: 10  ㆍ조회: 2458      
도자기 대신 선택한 반도체..
 [파이낸셜 뉴스 - 경제] 도자기 대신 선택한 반도체,
 반세기만에 세계 패권 거머쥐다.

50년 열정으로 만들어간 격동의 대서사시였다. 숨막히는 시련과 도전 끝에 맨 손으로 '모래알'을 '산업의 쌀'로 바꾼 기적이었다. 처음엔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오듯 몰래 외국 기술을 배워왔다. 외국 기업의 조립하청을 통해 어깨 너머로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 해외 유학 인력들은 애국심 하나로 '연어'처럼 태평양을 건너 조국에 돌아왔다. "안되면 죽는다"는 각오로 연구실에서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 미국과 일본의 견제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란 단어는 떠올리지 않았다. 드디어 1992년 '미국 반도체의 20년 패권'과 '일본 반도체의 15년 아성'을 잠재웠다. 그후 20여년 동안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반도체시장을 제패한 50년 역사의 가슴 떨리는 단면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어떤 비화들이 숨어있는지 '한국반도체사업발전사'를 통해 들여다봤다. ■도자기 사업이냐, 반도체 사업이냐지난 1967년 4월 김향수 사장은 세계시장을 돌아보면서 그동안의 사업구상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로 결심하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에 도착한 김 사장은 "도자기 산업이 미래 산업으로 장래성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자기 산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공해가 심각했다. 더구나 수출물량에 비해 외화획득은 적었다. 1967년 9월 다시 한 번 외국의 산업계 시찰에 나선 김 사장은 선진국 산업체를 돌아보면서 반도체와 전자산업의 유망성을 눈으로 확인했다. 김 사장은 1968년 아남산업의 사업목적에 '도자기' 대신 '전자부품제조업'을 추가하면서 국내 기업 최초로 반도체사업을 시작했다.

■연어의 귀환 반도체사업 참여를 결정하고 의욕적인 사업구상을 진행해 오던 기업들의 희망은 처음부터 벽에 부딪혔다. 국내에는 반도체를 개발 생산할 기술이 부족했던 것.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려 해도, '반도체 기술 보호주의'로 정책을 바꾼 선진국들이 첨단기술을 쉽게 넘겨줄 리 만무다. 그래도 길은 있었다. 그 길은 지난 1960년대 초·중반 정부가 국비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보낸 인재들이었다. 1980년대 초반부터 국내 반도체 3사가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유학생들의 귀국이 시작했다. 일명 '연어의 귀환'이었다. 국가에 무언가 보답하려는 애국심이 이들에게 귀국을 결심하게 했다. 김충기 KAIST 교수는 "당시 '가난한 조국, 외국의 차관을 얻어서 힘들게 살아가는 조국을 위해서 내가 배운 기술력을 바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귀국한 인재들이 수십명이었다"면서 "이상준 박사와 이일복 박사,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박영준 서울대 교수, 김형준 서울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라고 들려줬다.

■반도체 신화의 서막"만세!"지난 1983년 11월 연구가운을 입은 한 사람이 실험실을 뛰쳐나오며 만세를 외친다. 이어서 실험실 문이 활짝 열리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그들은 서로 껴안고 뛰기 시작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역사상 최초로 6개월 만에 64KD램 개발에 성공한 순간이다. 본래 삼성은 64KD램 개발을 위해 미국 마이크론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으려는 시도를 했다. 그 일환으로 마이크론으로 8명의 연수팀을 보냈다. 마이크론은 삼성 연수팀을 '산업스파이'에 가까운 취급을 했다. 연수팀은 소득 없이 귀국했다. 그후 삼성은 자력 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결국 64KD램 개발은 마이크론으로부터 획득한 칩을 하나하나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행착오가 거듭됐다. 그러던 중 10월 6일 개발팀은 공정개발을 완료했다. 웨이퍼를 생산라인에 투입했다. 11월 7일 제품을 뽑아 시험을 했다. 정상 작동됐다. 삼성이 309가지에 이르는 공정기술과 조립, 검사 기술 등을 독자적으로 6개월 만에 개발해낸 것. 이종덕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지난 1983년 12월 현장에 가보니 제조설비도 썩 좋은 수준이 아니었는데, 64KD램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개발팀의 능력에 찬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도원결의지난 1985년 김성환 과기처 장관은 "반도체는 전자공업 육성의 필수품이라고 하니, 그 연구개발을 민간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정부 주도의 거대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의 시금석이 된 지시였다. 4메가D램의 공동개발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당시 879억원이었다. 과기처는 관련 부처인 상공부, 체신부, 경제기획원 등과 협력해 예산을 마련했다. 과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통령 결재도 받았다. '대통령 프로젝트'란 별칭이 붙은 이유다.

삼성과 금성반도체, 현대전자는 연구 내용을 공유할 정도로 긴밀하게 협조했다. 대기업 3사가 도원결의를 하듯 합심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 여기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한 출연연구소와 학계에서도 670여명의 연구원들이 투입돼 힘을 보탰다. 결국 1989년 2월 4MD램 공동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1991년 5월 16MD램도 공동 개발했다.

기사입력2012-03-08 17:27 기사수정 2012-03-08 17:27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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