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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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국내도예계의 행사에 대한 생각과 제언
2001년 국내도예계의 행사에 대한 생각과 제언 2001년은 우리 도예계에 매우 고무적인 한 해 였다. 지난 10월 28일 폐막한 세계도자기엑스포는 80일간 약 60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는 등 성황리에 치루어졌고 15개 전시와 4개 워크샵 및 2회의 학술회의에서 나온 데이터들만 하여도 상당한 학술적 기반이 구축되었다고 보아진다. 이외에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및 비슬문화촌 주최의 국제 라쿠 심포지엄, 강남대의 한일도예 문화대학, 수원의 장안공원에서 열렸던 세계막사발 장작가마 축제 등 이른바 국제와 세계라는 단 어가 들어가는 행사들이 연거푸 열렸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파엔차에서 열린 제8회 한일도예대 학, 2001 캐나다 세계장작가마 페스티벌 등에도 국내의 작가와 교수들이 참가하는 등 우리나 라 도예문화가 세계화되어 가는 과정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고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활 발하게 전개되었다. 이와같이 세계적인 행사의 개최와 참가외에도 국내 도예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는 강진의 청자공모전과 문경에서 열린 전통 망댕이가마 페스티벌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이 글에서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행사들이 전국의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의 주 관으로 열려 2001년의 도예계는 풍성한 한 해를 만끽하였다고 할 수 있다.(표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점은 일말의 아쉬움이다. 2001년에 열렸던 모든 행사 와 그에 준하는 전시(?)등에 모두 참가 내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지만 그 많은 행사들을 위해 무엇 이 얼마나 투자되었고 또 어떤 소득을 얻을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또한 그 행사들의 결과가 어 떻게 정리되어 앞으로 그와 유사한 또는 동일한 일들의 자료로 남았는가 하는 점들이 아쉬움의 원인이라면 원인이겠다. 특히 국제와 세계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행사들의 경우 전체적인 기획의도와 진행 그리고 외 국작가들의 섭외 내지는 그들이 보여 준 결과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보탬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 을 해 본다. 일례로 여름방학이 되면 여러 대학에서 워크샵, 세미나, 전시 등을 기획하고 유료든 무료든 참가 희망자를 모집하고 또 주최측의 예산을 더하여 기획에 적합한 작가 또는 교수들을 초빙하여 행사 를 진행하는 것을 왕왕 볼 수 있다. 행사들은 교류와 친목 그 위에 학술성이 더해지는 것이 대부분 인데 대학간의 정보교류가 없어서인지 간혹 한 작가가 여러 곳에서 초대되거나 매년 단골로 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작가들을 전혀 처음 보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 람의 경우에는 낭패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같은 내용들이 되풀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외국의 한 작가가 필자에게 넌지시 던진 충고가 생각이 난다. "왜 한국에서는 낭비적인 행사가 그것도 해마다 각 대학들에서 다투어 치루어지는가 ? 초대를 받 아 참가를 거절할 수는 없지만 어떤 작가도 매년 다른 작품을 보여 줄 수는 없고 또 작가이기 때문 에 매년 학술적으로 보탬이 되는 새로운 연구자료로 강의할 수도 없다. 더욱 의아한 것은 한국내 의 대학 교수들은 왜 다른 학교 주최의 행사에는 얼굴도 내밀지 않는가? 세미나와 슬라이드 강연 등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처음에 초대를 받았을 때는 잔뜩 긴장을 하고 오지 만 몇 번 반복되면 열의도 없어진다. 이런 문제는 비단 나만의 것만이 아니라 모든 작가들에게도 해당되지 않겠는가?" 이 말은 물론 한 작가 겸 교수의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몇가지 점에서 수긍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첫째, 행사의 기획자가 대부분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국내 대학교수들 대부 분이 작품제작자이며 실기를 가르치는 입장이기 때문에 명확한 주제의식이나 기획의도가 전문가 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 서글픈 사실은 우리나라 도예계에 전문적인 이론가와 비평가가 전무하며 전문잡지 또한 저 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행사를 치루는데만 급급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둘째, 대학내의 행사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견해라는 것을 전제하면서 조심스럽 게 진단한다면 행사를 주최하는 각 대학들의 학생들을 우선으로 새로운 학습의 장을 제공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대외적인 홍보 및 유치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고 참가자의 범위 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셋째, 세미나 참가자들의 질문부족은 전적으로 기성교육자들의 책임이라고 본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도예교육의 역사는 길게 잡아도 50년 안팎이다. 그 가운데서도 초창기와 과도기를 제외 한다면 불과 20여년 밖에 안되고 그나마 외국에서 선진교육을 받고 돌아온 사람들이 강단에 서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정도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대학교육은 점잖은(?) 상황에서 벗어나 기 어려웠으며 그렇기 때문에 수업 또한 실기위주의 일방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바 로 토론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넷째, 대학간의 정보교류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정보의 교류는 소통을 의미하며 그 것은 나아가 시행착오를 방지하고 자신의 정보를 더욱 고급화시키는 매우 경제적인 방법이다. 거 의 비슷한 시기에 이름만 조금 다른 행사들이 줄지어 개최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낭비임에는 틀림없다. 유사한 주제는 통합되어야 하고 각 주최측의 좋은 아이디어들을 하나로 집약시킨다면 적어도 비웃음은 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섯째, 행사 종료후의 결과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개인이 하루의 일을 일기로 정리하듯 어 떤 형태의 행사라도 그 기록과 장단점은 반드시 남겨져야 한다. 설령 몇사람의 생각과 진행으로 이루어진 행사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반드시 타산지석의 교훈이 들어 있다. 주최측의 책임과 한계 를 정리하고 향후 유사한 행사가 다시 개최될 때를 대비해 결과에 대한 기록은 남겨져야 하고 가 능하다면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의 지적 및 제언들은 몇 번의 도예행사를 개최하였던 경험과 국내외의 또 다른 행사들을 참 관 내지는 참가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거칠게 정리한데 불과하다. 더욱이 원고를 청탁한 월간도예 의 요구대로라면 2001년의 행사들을 정량적으로 정리하고 잘 모르는 내용들을 행사명만으로 짐작 하여 발전적이었다라든가 희망이 보인다 등의 자위적 표현으로 마무리하여야 마땅할 것 이다. 그러나 좀 더 욕심을 부려 앞서의 지적에 대한 공감을 환기시키고 제언으로서의 당위성을 확보하여 우리 도예계의 질적 발전에 기폭제화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 될 것 같다. 또한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국내 도예계의 모든 행사와 전시 그리고 정보들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선후배 작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싶다. 대학은 대학대로 작가협회는 작가협회대로 나름대로의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 것들이 실제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지 아니면 책장이나 컴퓨터속에서 보관만 되어 있는지는 아 무도 알 수 없다. 해마다 수십권씩 배달되는 전시회도록에는 작품의 나열외에 작가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아무 런 코멘트도 없다. 행사안내문 역시 일정과 참여작가들에 대한 신상기록이외에는 정보로서의 가 치를 찾기 힘들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무엇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주 최측만 알 따름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한쪽 구석에 쌓여있다가 언젠가는 버려지고 만다. 결국 했 던 일을 또 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면 안되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낭비요인이 발생하 지 않을 수 없다. 현재로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이 글을 싣고 있는 월간도예가 그 일을 맡아서 해야 할 것으로 생각 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여지며 회원수 180여명의 한국현대도예가회라면 어느정 도 실현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현대도예가회는 학연과 지연을 초월하여 교직에 있거나 중견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영향력있 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23년의 역사속에서 회원들의 전시는 물론 다양한 주제의 워크샵과 세미나 등이 열렸으며 현재 kcca.org라는 웹싸이트도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1년의 행사들을 진 두지휘하였던 사람들도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따라서 현대도예가회라면 앞서의 지적과 제언을 수용하고 후배들과 제자들 나아가 우리나라 도 예의 발전의 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만약 그또한 불가능하다면 어떤 형태라도 대안 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작가의 임무는 창작이고 교수의 임무는 교육이다. 작가는 작품으로 교수는 교육으로 스스로의 생 존기반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그 기반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도 경주되지 않았다고 감 히 말하고 싶다. 또한 구체적이고 명료한 목적의식없이 한 번 치루어냈으면 되지 않았냐는 식의 어정쩡한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매년 관주도의 엑스포가 열리고 수십건 아니 수백건의 행사 가 개최되어도 미래를 보는 비전과 고려청자, 조선백자의 천년의 그늘을 넘어서려는 의지와 계획 없이는 우리 도예의 희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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