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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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수첩] 새 공공미술제 실효성 논란
미술동네가 ‘공공미술제도’로 시끄럽다. 문화관광부에서 추진중인 ‘건축물 미술품장식제도’의 개정안이 불씨를 제공했다. 문화예술진흥법 제11조에 따르면 민간 건축주는 총 공사비의 0.7%를 조각,벽화,서예,회화 등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해야 한다. 문화부의 개정안은 건축주가 작품을 직접 설치하는 대신 문예진흥기금에 출연할 경우 건축비용의 0.5%만 내도록 했다. 정부는 건축물 미술장식제도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는 불법 리베이트를 방지하고 건축물 치장에 한정된 ‘미술장식’ 개념을 도시문화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미술’ 개념으로 확장한다는 취지로 이같은 개정안을 마련했다. 공공미술제도의 도입으로 건축주에겐 작품 설치비용 감면 혜택이 주어지고 작가에겐 공공미술 참여기회가 확대되는 등 여러모로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실효성이다. 심부섭 이운영 한창조 한진섭 서순호 고광국 임영원 김수현 등 8개 조각가 단체 회장들은 최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졸속과 밀실행정으로 추진되는 공공미술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미술제도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대안이 되지 못할뿐 아니라 순수 미술작가들의 창작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먼저 리베이트 문제를 살펴보자. 건축비용의 0.5%를 공공기금으로 내면 미술작품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불법 리베이트가 근절될 것이라는게 문화부의 입장. 하지만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0.2% 포인트의 금액차이 때문에 공공기금쪽을 선택할 건축주가 많지 않은데다 이 경우 또다른 형태의 리베이트가 생겨나게 마련이라고 미술인들은 우려한다. 다음은 순수예술인들의 창작기회. 미술장식품의 주류를 이루는 대다수 조각가들은 “개정안이 미술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특정 세력의 주도로 추진돼 기금운영의 주체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한다. 또 “미술장식과 공공미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진정 예술발전을 위한다면 국가지원의 공공미술제도가 별도 신설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문화부는 이 사안을 놓고 지난 30일 공청회를 갖기로 했으나 행사 사실을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는 조각계의 반발로 잠정 연기했다. 이에따라 새 예술정책 발표도 눈치보기로 밀려났다.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미술작품 향수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되는 공공미술제도. 취지는 좋지만 문화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이광형기자 ghlee@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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