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
|
공공미술 무엇이 문제인가?
많은 독자들이 기억하고 있겠지만 10여 년 전 서울 포스코빌딩 앞에 세워졌던 한 조형작품이 논란이 됐다. 세계적으로 꽤 유명한 현대미술가인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이라는 작품인데 많은 사람들이 고철 폐기물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설치를 반대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소나무로 작품의 일부를 가리는 촌극을 빚은 적이 있었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설치된 많은 미술품들이 대중에게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고 차단되어 있다는 느낌은 현재의 우리나라 공공미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점점 도시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문화적 욕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공공미술의 제도는 현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공공미술의 제도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공공미술의 법과 제도는 1995년에 본격 시행된 문화예술진흥법의 ‘건축물 미술장식 1%법’을 따르고 있다. 이 법에 따라 각 시도에서는 ‘건축물 미술장식품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미술품을 심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과 제도는 시행과정 속에서 많은 문제들이 드러났다. 당초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쾌적한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무표정한 조형물들이 건물의 한 귀퉁이에 방치된 채 사후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점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공공미술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건축물 미술장식’법은 공공성에 대한 책임과 비용을 건축주에게만 전적으로 부담시키고 있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건축주와 작품 제작자 사이에 리베이트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서 미술품 중개업자들의 과도한 중개료 요구는 실제적으로 작품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게 만들어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물론 미술장식심의위원회가 있지만 대부분 지역 예술인들과 연관이 있는 심의위원들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란 쉽지 않다. 또한 미술품들이 설치 이후에도 여전히 건축주에게 소유권이 인정됨으로써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 또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공공미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법 개정과 제도개선이 시급한 현실이지만 여전히 규제로 생각하는 건축주들과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예술가들 사이의 힘겨루기로 난항을 겪고 있다. 공공미술발전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요구되는 사항들은 몇 가지로 요약되는데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공미술’ 개념의 정립, 공공 미술기금 조성, 문화관광부 소속 ‘공공미술진흥위원회’ 설치, 공공미술 중개자의 전문화와 투명화를 위한 신고제도 도입 등이 그것이다. <기당미술관 큐레이터> |
| 
|
세금 계산서
바구니 : 
오늘뷰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