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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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마 불꽃 온기로 훈훈한 세밑”
 [경기] “도예가마 불꽃 온기로 훈훈한 세밑” 공방작가 공동체 ‘그림같은 사랑전’ <-- 3년째 자선 바자전을 열고 있는 여성도예가 모임 ‘공방작가 공동체’ 회원들이 ‘그림같은 사랑전’ 1차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일산 정글북 서점 갤러리에서 출품된 작품을 배경으로 서 있다. 왼쪽부터 이상은, 김명란, 송애리, 차화숙씨. “가마에 때는 불값, 도자기 흙값, 교통비 빼고 모두 기부하는 셈이죠. 길게는 서너달씩 걸려 자식 낳듯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지만, 팔려서 어려운 이웃에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어요?” 3년째 연말이면 각자 작품을 내놓아 자선 바자회 ‘그림같은 사랑전’을 여는 여성 도예가들의 모임이 있다. ‘공방작가 공동체(공작공)’ 회장인 수원대 김명란(金明蘭·49·공예디자인전공) 교수는 “사회 전반의 불경기를 가장 먼저 몸으로 느끼는 것이 작가들”이라며 “그래도 어려울수록 작은 정성이라도 보탤 요량”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신예(新銳)부터 각 대학 교수·강사까지, 김포·양주·수원 등 경기도내 곳곳에 공방을 운영 중인 참여 작가 30여명이 내놓은 생활도자 소품이 300여점. 5000~6000원 상당의 책갈피나 휴대전화줄 장식부터, 2만~4만원 상당의 접시·주전자·풍경(風磬), 100만원짜리 벽걸이 장식까지 주머니 사정에 맞춰 누구나 ‘따뜻한 손길’을 보탤 수 있도록 최대 50%까지 가격을 낮춰 배려했다. 색과 형태 모두 흔히 볼 수 없는 ‘작품’들의 가격이 의외로 낮아 더욱 놀라게 된다. 전시회 매출액의 절반을 지역 복지관에 기부하게 된다. ‘공작공’ 회원들은 2001년 10월 고양시 현대미술제 참여를 계기로 처음 모임을 만들었다. 도예가들이 작품 교류도 하고 공모전과 도예계 정보도 나누자는 취지. 평소 인터넷 홈페이지(www.freechal.com/gongjakgong)를 통해 온라인으로 교류하고, 연간 3~4차례 전시회 때만 모임을 가진다. 처음 30여명이 채 안됐던 모임 회원수가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70여명으로 늘었고, 작년엔 일본의 마시코(益子) 도고(陶庫) 갤러리에서도 회원전을 열었다. “대개 예술이 그렇지만, 도예 역시 ‘외로운’ 작업이예요. 고집도 세고 작가 개인별로 성향도 다 다르니 뜻을 모으기가 참 어려웠고, ‘소품’을 준비할 여유를 못낸 사람도 많았습니다.” 양주에서 화화요(花話窯) 공방을 운영하는 ‘공작공’ 총무 차화숙(車花淑·40)씨는 “전시회를 준비하다 보면 어려운 일도 생기지만, 모두 ‘여성 작가’라는 공감대로 만났기 때문에 3년째 정기전 마련도 큰 무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포의 이상은(李尙恩·33) 작가는 “참여 회원 30여명이 하루 이틀 시간을 내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작품 안내 당번을 맡고 있다”고 했고, 인사동 갤러리 등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 중 한명인 송애리(宋愛利·37)씨는 “작품 제작과 도자 가마 작동 일정이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도예작가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도 함께 내놓은 셈”이라며 웃었다. 대형서점으론 드물게 독자적으로 갤러리를 운영하는 정글북 윤선영(尹善英) 사장은 ‘공작공’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 윤씨는 서점업계의 전반적 불황 속에서도 여성 도예가들의 뜻에 동참해 갤러리 장소를 내줬고, 이번 전시회의 서점 몫 수익금도 모두 내놓을 예정. 윤씨는 발로 뛰며 만나 판매를 주선하는 ‘영업사원’ 역까지 자처하고 있다. 올해 세번째를 맞는 ‘그림같은 사랑전’의 1차 전시는 고양시 일산구 대형서점 정글북 내 ‘아트갤러리’(☎031-922-5000)에서 내년 1월 9일까지, 2차 전시는 1월10일~28일 서울 대학로 ‘갤러리 앤 스튜디오러리’(☎02-796-5797)에서 열린다. (이태훈기자 libra@chosun.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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