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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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銀 직원 얼굴로 만든 ''호랑이 벽화'' 철거 후유증(?)
 [세계일보 2005-01-07 19:15] ‘우리의 백두산 호랑이는 어디로 갔나요.’ 서울 남대문로 조흥은행 본점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백두산 호랑이 모자이크 벽화(사진)가 최근 철거되자 그 배경을 두고 은행 노사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조흥은행 노동조합은 “2003년 9월 조흥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 신한금융지주가 조흥은행의 조직문화를 무력화하려고 이 그림을 없앴다”고 주장하지만 조흥·신한은행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2001년 11월에 설치된 가로 8m, 세로 4m짜리의 이 벽화에는 조흥은행 모든 임직원과 그 가족 2만여명의 사진이 담긴 타일(가로·세로 6㎝) 이 무려 8001장이나 들어갔다. 단순히 타일 위에 색을 덧씌운 게 아니라 사진 자체의 명암과 선 등을 수작업으로 꼼꼼히 짜맞췄으며, 3분마다 호랑이의 포효까지 들리도록 해 한때 도심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당시 조흥은행은 창립 105주년을 앞두고 국내 최고(最古)의 은행으로서 외환위기 이후 닥쳐온 위기를 극복해 보자는 의지에서 이색 기념물을 제작했던 만큼 사라진 ‘호랑이’로 인한 직원들의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선지 ‘합병 반대’와 ‘독자 생존’을 요구해온 조흥 노조가 발끈하고 나섰다. 노조는 지난해 12월27일 성명을 통해 신한금융지주가 민족 자본의 마스코트인 백두산 호랑이를 공업용 드릴로 부서뜨려 조흥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흥·신한은행측의 설명은 다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벽화 설치 후 3년이 지나 타일이 깨지고 변색돼 보수하려 했으나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어 자발적으로 철거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내년 두 은행 통합을 앞두고 ‘원뱅크’를 만들기 위해 양측 직원들의 감성 통합에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조흥 노조가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분위기를 깨고 있다”고 곤혹스러워했다. 현재 이 벽화는 일부만이 조흥은행 금융사박물관에 보관돼 있으며, 원래 자리에는 신한·조흥의 통합 이미지를 연출한 광고가 내걸린 상태다. 한편 조흥은행 본점 맞은편에 위치한 동국제강은 지난해 8월 본사 외벽에 전 직원 1597명의 얼굴이 새겨진 벽화를 설치, 조흥은행 직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황현택 기자 larchide@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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