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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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산업화',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조지 메이슨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인 타일러 코웬(Tyler Cowen)은 그의 저서 <상업문화예찬>(In Praise of Commercial Culture by Harvard College, 1998)을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동성이 지금까지 과소평가되어 왔다고 언급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다양한 예술적 시각이 공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롭고 훌륭한 예술품이 지속적으로 생산되도록 도와주며, 고급문화와 저급문화를 모두 뒷받침하고, 소비자와 예술가의 취향을 세련시키고, 잊혀진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고 복원하여 널리 전파하는 체제라고 주장한다. 즉, 현대 산업화시대의 문화예술은 미술과 문학, 음악, 건축, 영화, 공연 등 다양한 장르에서 번성하고 있다고 코웬은 주장한다. 예술의 산업화를 논함에 있어 코웬 교수의 이야기를 먼저 끄집어 낸 것은 그의 이야기가 예술의 산업화가 가장 발전한 미국에서 주장되었다는 점과 함께 그의 저서 <상업문화예찬>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예술의 실증적 사례를 통해 문화와 경제, 산업과 예술의 보완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설득력 있는 논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코웬은 이 책을 통해 시장경제가 문화예술의 성장을 장려하는가, 아니면 위축시키는가의 문제로 다투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엘리트 문화와 대중문화가 균형을 바로잡고, 현대성에 관련된 문화의 상업화를 보다 호의적으로 바라보라고 제안한다. 그렇다면 예술의 산업화가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무엇일까. 영화 <시민 케인>으로 유명한 오슨 웰스는 예술의 심미적 가치를 판단하는 데 있어 소비자의 견해가 우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찍이 이렇게 말해왔다. 절대로 관객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바로 입장권을 사서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다. 관객은 자신들에게 여흥을 제공하는 사람들보다 똑똑하다. 나는 관객이 이해하지 못할 것은 어떤 것도 상상할 수조차 없다. 유일한 문제는 그들의 흥미를 끄는 일이다. 관객은 일단 흥미를 느끼면, 이 세상의 어떤 것도 다 이해한다. 바로 이 점을 영화 제작자는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논의된 예술의 산업화와 관련한 문제들은 매우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논의의 과정에 참여한 정부기관과 일부 지식층, 그리고 몇몇 예술인의 견해만으로 그 추진이 결정된다는 사실은 예술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아이러니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대중의 중요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일부 몇몇의 고정된 편향은 대중은 예술의 산업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오슨 웰스의 말처럼 관객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똑똑한 존재라는 사실부터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몇몇 분야에서는 예술의 산업화가 매우 빨리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술산업화의 의미 일반적으로 산업화란 생산성의 증대, 분업화, 시장의 고도화를 바탕으로 제조 위주의 1차 산업에서 2차, 3차 산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과 그에 따른 사회, 문화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산업화의 특징으로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향상, 노동윤리의 확립, 각 직업의 전문화, 산업종사자들의 획일적 작업, 계층구조의 피라미드화, 소비형태의 획일화와 소비수준의 향상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산업화는 개인에게 폭넓은 기회와 자유를 주어 사회적으로는 대규모 생산을 달성하고 개인에게는 능력에 따른 풍요를 선사하는 공통적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문화예술의 산업화는 제조업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가능하며, 이는 대중성이라는 큰 명제로 집약할 수 있다. 즉 콘텐츠의 질적, 양적 팽창이 보다 많은 대중의 호응을 얻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시장의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 문화예술 산업화의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해외콘텐츠의 주도가 점차 국내콘텐츠의 주도로 전환되면서 국내시장의 규모와 인프라가 확대되고 성공사례가 탄생하고 그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다른 성공사례가 발생하는 선순환과정의 경험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기업과 전문 인력이 등장한 것이 문화예술 산업화의 큰 특징이다. 예술의 산업화가 중요한 이슈가 된 밑바탕에는 정보기술의 발달이 필연적으로 깔려 있다.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21세기 정보화 혁명은 문화예술의 플랫폼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 우리는 고대 명장들의 걸작품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감상할 수 있고, 컴퓨터로 교향곡을 들을 수 있으며, 누구나 직접 예술을 창조하고 발표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의 대중은 더 이상 우매하지 않으며, 누구보다 빨리 정보를 얻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참여하고 호흡하는 똑똑한 'E-Human' 이다. 그들은 매우 감성적이며, 개인을 중시하며, 놀이를 즐긴다. 이런 점에서 이들을 위한 문화의 탄생은 불가피하며, 그렇게 탄생하는 문화예술은 대중성이라는 중요한 기준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예술의 산업화를 모든 예술의 상업화로 치부하는 것은 큰 오류다. 또한 상업화에 관한 무조건적이고도 전사회적인 부정적인 편견과 함께 경제와 문화예술을 상호배타적인 관계로 인식하는 것도 잘못된 판단이다. 예술의 산업화가 모든 예술의 대중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또한 산업화 된 시장경제가 모든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유도하리라고 믿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코웬은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시장의 기업과 생산적인 부(富)가 문화생산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식인 문화와 대중문화의 균형이 회복되기를 원하며, 현대성과 관련된 문화의 상업화를 보다 호의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다양한 예술적 시각이 공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롭고 훌륭한 창작품이 지속적으로 생산되도록 도와주며, 소비자와 예술가의 취향을 더욱 세련시키고, 잊혀진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고 복원하여 널리 알리는 등의 뚜렷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예술과 예술산업 예술과 예술산업의 구분법은 엘리트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분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러한 구별에 대한 정의는 관점에 따라 크게 다르고 또 대립한다. 흔히 저급문화와 고급문화로 치부되는 이분법과 그 편향된 시각은 예술의 발전보다 퇴보에 기여한 바가 크다. 좀 더 긴 안목으로 관찰해보면, 성공적인 고급문화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대중문화를 온상으로 해서 자라나온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대중문화를 만드는 힘이 결국 고급문화를 창조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코웬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나는 고급문화야말로 우수한 문화이고, 대중문화는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저급문화에 불과하다는 상투적인 견해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셰익스피어와 모차르트, 베토벤은 자신들의 작품이 대중적이라고 생각했고, 오늘날의 소위 대중문화에서도 몇몇 특정한 소수에게만 호소력을 갖는 세련된 취향의 작품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나는 예술 작품을 고급/저급의 스펙트럼에 정렬하는 대신, 경제적 인센티브에 따라 예술가의 관객(청중, 독자) 유형이 결정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시(詩)는 창작 비용이 낮기 때문에 소수의 취향만을 만족시켜도 상관없지만, 영화는 막대한 제작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수많은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예술의 산업화는 예술인과 관객, 기업과 국가 모두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게 될 가까운 장래의 문화현상이다. 그 현상은 그렇게 어둡지도 밝지도 않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현상에 대한 토론이 이미 오래 전, 문화예술이 존재하던 어느 곳에서나 있어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고귀함으로 보호하는 위대한 예술인 모차르트의 말로 부족한 글의 마침을 대신할까 한다. 제 말씀을 믿으세요. 제 유일한 목표는 그저 벌 수 있을 만큼 버는 거에요. 건강 다음으로 좋은 게 돈이라고 생각해요. Mozart, Wolfgang Amadeus 국정넷포터 김우정 lutain@lutain.com 국정브리핑 2004-06-07 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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