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크라트] 공예의 진정한 모습을 지닌 도예전문가의 양성이다.

ꡐ 칼럼 : 공예의 진정한 모습을 지닌 도예전문가의 양성이다.

우리는 30년도 넘게 도자공예 전문교육을 해왔는데도 공예성(工藝性)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새 천년의 한국도예를 말하면서도 한국적 현대도예(現代陶藝)에 대한 정체성(正體性)도 파악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작금의 문제는 '전문가의 부재(不在)'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산업체든 대학이든 아마추어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전문적인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대학의 도자교육이 사회 문화센터 수준을 벗어나려면 전문이론과 현장성 있는 교과내용을 다루고 실무경험이 풍부한 전문인으로 보완해야 한다. 대학의 교수나 학생의 연구기능도 지금의 개인적 작품연구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사회기여도가 있는 용역이나 기술개발, 디자인 개발 등 현실적으로 효용성 있는 객관적 연구 과제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재단이나 교육행정이 ‘산학협동’(産學協同)을 부르짖어도 우리 대학의 현실이 산업체의 기본 설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시설과 현장교육에 안목 없는 교수로 채워진 이상 공염불이 아니겠는가?

졸업 후 독립적인 도예인으로 스스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기본교육이라도 제대로 받고 나오길 바란다. 즉 점토의 성질이나 요업재료를 이해하고, 유약과 유약을 조합하는 방법과 가마구조나 소성법 등의 요업적 기초지식이라도 올바르게 습득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실제적 기초위에 한문적 토대를 쌓아야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도예를 이론적으로 감당해야 할 도예평론가, 도예사가, 도예이론가, 도예재료연구가, 도예미술행정가와 도예미술관 등을 합리적으로 이끌어 갈 경영자 및 연구원 등 그 역할에 전문성이 기여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더욱 그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어 전문적 역할자의 수요가 있음 에도 불구하고 경험있는 전문가나 경력자는 고사하고 아직도 그에 합당한 교과과정과 안목있는 교수진 등 준비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에서의 도예교육은 현대도예라는 '물질적 작품을 생산하는 기지'로 전락하여 왔고, 양산된 도예가들은 전시공간에서의 작품활동 외에 이렇다할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모험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미술이론은 미술작품 없이는 존재할 수 없지만, 미술이론이 없는 작품활동 역시 담을 제대로 된 그릇도 없이 물질을 담으려는 행위와 같다.
우수한 인재를 뽑아 평범한 실업자로 만드는 자칭 일류대학이나 미술의 기초적 소양조차 부족한 전공자로 채워져 수업의 진행조차 어려운 이류 대학이나 우리네 대학의 도예교육이 안고 있는 실제적인 문제인 것이다. 차라리 부족한 시설이나 부실한 교육자원을 한곳에 모아서라도 전문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추어 교육의 양 보다는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의 시대에는 학력중심이 아니라 능력중심으로 사회가 변화할 것이므로 교육자체가 최선이 아니라 양질의 교육, 비전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성도 부족하고 설자리도 없이 배출되고 있는 많은 ‘도자공예가’의 행로와 입지가 안타까울 뿐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내실 있는 전문교육이 이루어져 할 것이다.

ꡑ 월간 크라트, 2월호 기고 칼럼 글 ｜ 이재삼, 제3도예 대표/도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