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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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 浮彫 (relief)
평평하게 표현된 점에서는 회화에 가까우나 입체적인 감각으로 표현된 점에서 조각의 일종이다. 따라서 단순한 선조(線彫)나 선을 떠오르게 한 회화적인 표현으로 된 것은 부조라고 하지 않는다. 부조는 회화처럼 한 방향에서 보는 것이지만 환조(丸彫)의 조각과 같이 입체감으로써 그 진가를 찾아내는 것이다. 부조 양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부조는 환조와는 달리 어디엔가에 부착하기 위한 것이며, 그 목적이나 용도에 따라 적합한 여러 양식이 나왔다. 가장 일반적인 서양부조는 그리스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그리스 부조는 조각한 상(像)의 면(面)과 배경이 되는 면의 2중면으로써 추상적인 조각면의 깊이를 표현한다. 환조 조각은 주위가 무한의 공간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이 부조의 수법은 환조보다도 상을 평평하게 표현함으로써 배경이 되는 면을 환조의 주위 공간과 같도록 면의 길이를 조각해야 한다. 그리스 건축에서는 기둥과 기둥 사이의 벽면이나 박공(튀뱀) 등에 이와 같은 부조를 덧붙여 건축구조롤 두드러지게 나타나도록 하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부조의 두 면의 거리, 즉 상의 두께에 따라 부조는 하우트릴리프(haut-relief:살이 두꺼운 부조) ·데미릴리프(demi-relief:살 두께가 보통인 부조) ·바스릴리프(bas-relief:살 두께가 얇은 부조) 등으로 불린다. 그리스의 하우트릴리프는 파르테논의 박공에 붙은 부조처럼 거의 환조에 가까운 것이 있다. 환조를 평면적으로 늘어놓은 이 박공의 부조상을 하나하나 따로 떼어낸다면 환조와 같지만 이 상을 이루는 면과 배후의 벽면과의 관계는 부조의 원칙을 좇고 있다. 그리스의 부조는 다른 양식의 부조에 비하여 가장 조각적이다. 르네상스기에는 회화의 새로운 원근법인 투시도법이 부조에도 채용되었다. 이 과학적인 원근법에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형태가 없는 빈 곳의 깊이는 나타낼 필요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여기서는 그리스의 부조가 갖는, 상의 주위에 생기는 추상적인 공간의 깊이나 넓이가 없어졌다. 바로크기에는 상을 강조한 나머지 분별없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요철(凹凸)이 심하여 상은 하나의 면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때문에 배경이 되는 면은 그리스의 부조가 지녔던 추상적인 깊이를 잃음으로써 그냥 벽이 되어버려 환조의 상이 벽면에서 반쯤 튀어나온 느낌을 준다. 이집트의 부조에는 상의 주위를 직각으로 잘라내어 상의 안쪽을 향하여 적당히 살을 붙인 것이 많다. 이것은 상의 면과 주위의 벽면이 동일 평면상에 있어 그리스의 부조에 비하여 평면적이고, 보다 회화적이라 할 수 있다. 이집트 건축이 지닌 강한 돌[石]의 양감(量感)을 부조로써 상실시키지 않은 현명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아시리아의 벽돌을 쌓아올린 큰 벽면에는 사자나 소의 부조가 있다. 큰 벽면상에 특수한 형태의 면을 만들어 그 두 면의 재미있는 조화를 노린 장식적인 것이라 하겠다. 근대에 와서 콘크리트에 붙여놓은 대부분의 부조는 이러한 종류의 것이며, 건축물의 사용목적 등에 비추어 피할 수 없는 넓고 단조로운 벽면을 꾸미는 일종의 액세서리이다. 원칙적인 부조의 양식은 이상의 세 양식, 즉 부조의 부분이 벽면을 뚫고 나온 감을 주는 그리스, 부조가 주위의 벽면과 이어져 있어 벽면의 강한 느낌을 손상시키지 않는 이집트, 부조가 벽면의 액센트가 되는 아시리아의 부조 등을 말하며, 다른 것들은 이들 양식을 조합하거나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 부조는 만들기 전에 그것이 붙여질 장소나 목적이 정해지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그 조건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한 점에서는 벽면의 제작보다 더 복잡하다고 하겠다. 동양에서의 부조는 한대(漢代)의 화상석(畵像石)에서 그 원시적인 형식을 찾아볼 수 있으나, 그후 그리스나 인도 부조의 영향을 받아 육조(六朝)에서 당대(唐代)에 걸쳐 발달하여 와전(瓦塼)이나 거울 뒷면의 장식 등에 즐겨 사용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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