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술의 의의

1.현대 도시공간과 환경미술의 과제
환경미술, 환경조형미술로도 불리우는 현대 도시공간 안팎에서 마주치는 미술품 들은 그것이 전시장 이외의 장소속에 위치하면서 또다른 미술 장르처럼 인식되어 왔다. 이런 유형의 미술품들이 환경 이라는 모호한 낱말과 결합되면서 얻어지는 부가가치는 현대인들에게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도시의 한 시각적 언어 로 등장한 것이다.
환경은 개인적인 것이거나 소수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본래의 뜻이 내포하는 말의 힘(공공
성)은 어떤 미술품이라도 그것이 놓이는 장소나 위치하는 곳의 특질과 관계없이 관람자(시민)들이 특별한 제재없이 마주하는 이유로 인해서 서서히 공공성을 획득한 것 처럼보인다.

2.환경미술의 공공성에 대한 의문
그러나 우리는 지금 여기저기 설치된 환경조형물들이나 실내미술품들이 과연 본래의 의미로서의 공공성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바로 그런 연유로해서 많은 논의들이 있었다. 환경조형물이라는 말은 이제 도시에서 상징적인 힘을 얻어 언어적, 시각적 폭력을 생산해내고 있다. 우리는 또다른 도시문화라는 미명(美名)의 재생산에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된 연유들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에 도래한 것이다.
공공 더하기 미술 이라는 겉보기에는 둘다 이의 없는 문화적 기득권으로서(왜냐하면 사회속에서 공공 이라는 것은 당연히 좋은 것이고, 미술 또한 당연히 좋은 것으로 존중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 상호결합 또한 당연히 아무 문제가 없는 좋은 것으로 보는 것이 보통사람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공공미술이 겉보기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는 성완경 교수의 논의의 출발점은 우리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특히 공공미술의 원초적 자기모순을 지적한 성교수의 논지는 우리들에게 문제의 실마리를푸는 열쇠를 제공한다. 예술이란 개인의 자율적 표현의 결과물이며, 그감상 또한 개인의 사적인 미적 전유에 의한다는 것이 모더니스트 미학의 철학적 기반을 이룬다. 근대적 예술가는 집단 공동체에 귀속되기 보다는 오히려 그 집단적 가치관의 부정에 자신을 정초시킨다.
공공미술이 근대적 예술 및 미학이론의 표준에 비추어볼 때 자기 당착적인 모순에 빠지는 것이 바로 이 지점에서다. ‥‥ 결국 우리는 사적인 것과 공공적인 것을 하나의 단일한 개념 내지 사물로 연결시키면서 그로부터 동일된 일체성을 기대한 셈이다.
환경미술 공공미술 이라는 합성어가 갖는 말의 공신력 덕분에 도시 환경 속에 놓인 미술품은 자동적으로 도시와 일체화하는 통일성을 획득해 오면서 그 근원적 모순은 정확히 논의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몇 가지 질문으로부터 논의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첫째로 환경미술 또는 공공미술(이하 공공미술로 칭함)은 왜 필요한 것이 되었는가 하는 점, 둘째는 역
사적으로 근대미술이 탄생하기 전의 도시 속에서는 공공미술이라는 개념이 있었던가 하는 의문과, 일반적으로 예술 의 존재방식이 어디에 기초해 왔는가 하는 점들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비교를 통해서 우리는 훨싼 더 이 시대가 직면하고 있는 복합적 문화생산내지 예술생산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3.환경미술은 진정한 공공미술을 지향해야 한다
토론자 1 : 환경미술이냐 공공미술이냐하는 용어문제가 있습니다만 우선 구체적이고 좁은 논의의 출발지점이 되는 것이 건축물부설 예술품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어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요.이제는 조금 넓은 시야에서 올바른 관점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우선 거시적 측면으로 환경미술이 우리가 몸담는 도시공간의 맥락에서 어떻게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는 서울이라는 실제적인 공간에서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 환경미술의 공공적인 측면, 즉 예술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이러한 거시적 측면을 유의하면서 환경미술의 세세한 문제를 짚어보지요.
토론자 2 : 역사적인 도시의 건축과 조각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이야기인데요 로마에 가면
조각과 건물이 잘 조화되어 있는 나보다 광장이 있습니다. 여기에 조각작품으로 르테상스 후
반기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베르니니의 분수가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조각가가 조
각도 했습니다. 이베르니니 조각 옆에 성당이 있는데 이 성당 설계자는 베르니니와 라이벌이
었던 보로미니였습니다. 베르니니는 조각작품의 배경이 되는 이 성당이 비례가 안 맞아 쓰러
질 것 같다며, 자기 조각을 건물을 받치는 듯한 포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베르니니는 이 건
물을 조각작품의 배경으로 생각한 거죠.다시 말해서 환경미술품은 건물에 부속된 것으로도
볼수 있지만 그 반대로 건물을 작품의 배경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좀더 의미를 확대해
미술품의 입장에서 보면 도시는 배경이 되고, 반대로 도시의 입장에서 보면 이작품은 하나의
오브제가 되죠.

4.환경미술인가 공공미술인가
토론자 1 : 이제까지 환경미술품은 건축 오브제로 좁혀진 의미로 논의되어 온 감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보다 확장된 개념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가 살만한 공간으로 그 속에서 사회활동에 맞게 조직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문제가 좁은 의미의 건축 오브제 보다 더 선행할 것입니다. 이는 단지 공간 미학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제도 등에 관련된 포괄적인 문제입니다. 따라서 사회전반의 문제와 혼경미술을 떼어 이야기하기 어렵죠
토론자 3 : 저도 동감입니다. 인간이 편안하기위하여 무엇인가를 가꾸고,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며, 표과를 얻으려는 심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찬가지입니다. 고대에서 현대로 발전하면서 그 속에서 효율과 함께 미적 문제를 생각하다보니 미술이나 디자인 문제가 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현대화, 효율화를 추구하면서 미적 문제를 다루는 것은 인간의 모든 미적 개입이 보편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환경미술도 커다란 테두리로 이해되야 합니다.
토론자 1 :그래서 환경미술의 문제는 결구 도시와 모더니티의 문제라고 봅니다. 모더니티의 결과물이 도시이고, 그것이 조직되고 발전되면서 건축물과 미술품의 관계, 장소성과 미술과의 관계가 나타납니다.그런데 모더니티를 구성하는 것으로는 도시의 발전과 함께 매체와 과학, 경제의 발전이 포함되지요. 비유적으로 매체와 환경미술의 경우를 예로 들면 전통적 의미의 기념조각이나 환경조형물과 텔레비전, 영상, 광고판 드이 경쟁을 하지요. 이때 도시라는 전체 시스탬에서 미술이 어떻게 개입하고 기여하는지를 보는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토론자 4 : 현대도시가 야기하는 인간성 소외에 대한 염려 때문에 환경미술이 등장했다고 봅니다. 중세나 근대도시는 환경미술은 인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도시는 그 자체가 휴면 라이프에 상응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도시가 현대화되고, 고층 빌딩 숲이 들어서면서 인간의 소외감은 증가되어 왔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런 환경에서 우리가 적응하고 살아가게끔 하는 것이 환경미술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입니다.서울을 보면, 80년대 이후 세계적 스포츠 행사가 많았습니다. 이때부터 도시미관에 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환경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습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환경미술 설치가 많아졌죠. 서울이 현대화되기 이전에는 작은 산들과 한강 등 자연환경이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아름다운 도시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서울의 이 좋은 조건을 무시했죠. 그 대표적인 예가 청계천이죠. 종묘를중심으로 남북으로 흐르는 청계천을 잘 살렸다면 고전물과 함께 조화를 이뤄 얼마나 아름다웠겠습니까. 지금의 서울의 환경은 너무도 삭막합니다.

5.역사와 자연의 조화가 파괴된 도시
토론자 2 : 엄선생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선인의 흔적인 역사적 유물이 모여서 인간적인 환경을 만든 도시가 바로 서울이었습니다. 그런데 근대사회에 들어와 그것을 파괴한 것은 우리입니다.서양의 도시는 역사 있는 도시로 선조의 흔적들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많은 애를 썼습니다. 우리는 급작스러운 현대적 도시를 지향하면서 역사, 기억의 자취를 파괴했죠. 서울은 이제 역사의 도시가 아니라 오히려 신도시의 개념으로 봐야할 지경입니다. 유럽 도시들의 경우 대개 역사를 보호하기 위해서 도시의 외관에 신도시를 건설했죠 예를 들자면 파리의 라테팡스같은 것이죠.서울은 역으로 역사도시를 파괴하면서 도시가 발전했습니다. 40,50년 전만 해도 서울은 역사와 자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이젠 완전히 파괴되었죠.
토론자1 : 역사와 자연을 파괴한 도시로 서울이 꼽히는데, 그 개선의 문제로 환경미술을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실제로 미술의 개입이 제한되어 있어 구조형성과 설계에 미술의 개입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토론자 3 : 서울을 수도로 정한 인물은 정도전과 무학대사였습니다. 이들은 환경, 경제, 정치를 고려해서 서울을 수도로 정한 것입니다. 그와 같은 개념이 있었다면 성교수께서 이야기한 실수는 없었을 것입니다.앞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 봐야겠는데요 저로서는 왁벽한 예술은 긴 세월동안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므로 너무 인위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선 서울을 내과적으로 건강하게 트레이닝을 시키면서 외과적 치료로 환경미술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토론자1: 서울을 역사적으로 볼 때, 전통적으로 시민생활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시빅 센터랄까 시빅 플라자에서 사람들이 공동체적인 기여를 확인하고, 역사적 연속성을 확인하는등 모이고 쉬는 그런 의미의 시빅 센터가 근대화에서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하는것 같습니다.
6. 환경미술의 세가지 관점
토론자 2 : 가장 큰 딜레마가 서울이 역사도시나 신도시냐는 문제인데요 저는 서울의 중심지는 오히려 역사가 담겨 있었던 신도시 개념 이라고 보고 싶습니다.그래서 환경미술을 생각할 때 저는 세가지를 생각합니다. 첫째 역사도시 속의 환경미술, 둘째 상업건물로 꽉찬 신도시에서의 환경미술, 마지막으로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환경미술입니다. 이 세 가지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합니다.첫 번째, 역사적 도시는 그 자체가 완벽한 도시환경을 갖고 있는 경우죠. 여기서 한시적으로 설치되어지는 것들로 호나경조작 기능을 가진 페스티벌 무대, 규모가 큰 설치물 등이 도시시의 이벤트적 역할을 할 것이고, 두 번째 신도시의 경우, 뉴욕과 같은 고층건물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그런 곳에서는 오브제의 개념이 다른 식으로 해석됩니다. 거대한 건물들 사이에 거대 광
장이 생기고 거기에 유명한 작가의 대규모의 오브제들이 들어서게 되는데 이것들은 거대도시 공간을 위한 규모이지 인간적인 스케일은 아니지요. 세 번째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의 환경미술의 예로서는 도심의 중앙광장에 설치되는 지하철 입구나 지하상가를 연결하는 기능성을 보유한 환경공간이나 조각을 예로 들수 있겠지요.
토론자 4 : 이 세가지는 우리 삶을 인간답게 도모하기 위한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환경과의 관계에서 보면 세 가지 측면의 요구가 가능합니다. 공동체를 상징하는 것. 지역사회 이미지를 나타내는 기능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장소의 성격을 전달하는 랜드마크로 나 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환경미술의 역할들을 하는 거죠.
토론자 3 : 환경미술은 역사의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생활하는 개념의 것으로 변경되어야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도시라는 특성이 부각되고 기능과 효율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7.환경미술에서 공공미술로의 전환
토론자1 : 이제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죠. 미국의 경우 60,70년대 도시의 일정지역을 재개발하면서 인위적으로 시비 플라자를 마련하고 거기에 모더니스트들의 추상조각을 주로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80년대 와서 그와 다른 공공개념의 환경미술이 등장합니다. 공공기금을 받아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작가의 실험과 오디언스(대중)의 참여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능한 열려진 형태의 공공미술이 등장한거죠. 이럴 때 견고하고 항구적 재료가 아니라 오히려 연약하고 일시적이고, 더 열린, 또는 프로세스적이고 참여적인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주는 다양한 방식의 공공미술의 사례들이 생겼습니다.바로 적극적, 지역적,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는 공공미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죠. 근본적인 문제가 바로 시민참여와 환경미술의 공공적일 때 예술의 진보성을 이루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관행은 60,70현대의 환경미술 개념으로 재원이 제한된 방식으로 조달되고 있고 건축물의 사적 공간에 세우는 것으로 한정되 어 물건으로서의 미술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토론자 3 :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조형물의 재원은 공공기금으로 마련되지도 않고, 또 그 조형물이 환경에 맞게 설치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점을 제도로 보완해야지 그러지 않으면개속 환경조형물이 사유재산의 형태로 남게 됩니다.
토론자 4 : 공공기금을 마련한다면 환경미술에 대한 개방된 작업이 가능할 텐데요. 그럼 다른 국가에서는 어떻게 운영하나요.
토론자 1 : 미국의 경우, 연방문예진흥기금 (NEA. National Endowments for the Arts). 연방조달청 기금 (GSA. General Services Administration) 등에서 글자 그대로 공공의 재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재원과 출발부터 다릅니다.서양의 경우 환경조형물은 정부나 국가에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공공성격의 건물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일단 재원이 독립되어 있고, 국회에서 확보된 자금이어서 재원 자체가 공공자금입니다. 우리도 문예진흥법이 있어 문예진흥기금이 있지만 이 기금의 형성방법이 미국 과 다릅니다. 광고수입, 공연장의 입장료에서 챙긴 것이기 때문에 국가의 재원으로 보기 힘들죠. 서양에서는 이들은 프로젝트 별로 바람직한 안들을 심의하고 또 그 심의도 매우 진보적인 관점에 의해 공정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있죠.그런데 우리의 1％ 법안을 보면 법제만 마련해놓고 기업주나 개인 건축주가 돈을 내게되어 있습니다.
토론자 4 : 미국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의식자체가 다른데요. 환경미술에 대한 제도적 장치도 그렇고 또 개념자체를 인식하는 것도 우리는 너무 소극적인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토론자 1 : 저는 환경미술을 통해서 도시전체뿐 아니라 예술자체로의 방향도 전망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대미술과 공공성의 관계 속에서 환경문제, 오디언스의 참여문제, 지역적 컨텍스트의 구축문제, 언어문제 등을 잘 천착해 들어가면 현대미술의 진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활짝 열 수 있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미술에 대한 논의 자체도 훨씬 본격적인 비평의 형태를 띠어야겠죠.

8.공공미술 정착 위한 매니지먼트 필요
토론자 3 : 우리나라에서 설치되는 환경조형물을 보면 허가나 의무사항 비슷한 느낌입니다. 결국 프로화. 세계화가 된다는 것은 매니지먼트의 개념도입을 의미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창작한다는 것이 산 속에서 수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관계하는 도시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반드시 교류를 가집니다. 이때 바로 매니지먼트라는 것이 필요한거죠. 과거의 미술관은 차려놓고 와서 불려면 봐라라는 수동적인 자세였지만 이제는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어 기업가를 찾아다니면서 기금을 기증받기 위한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습 니다. 이 매니지먼트를 중재하고 조절하는 것이 나라의 정책이라고 봅니다. 이 매니지먼트가 원활히 이루어질 때 국가, 창작자, 비평가, 규레이터, 건축가들 모두가 참여하는 환경미술이 탄생된다고 봅니다.
토론자 1 : 그러면 거기서 매니지먼트라는 것이 화랑의 미술작품을 중개기획하는 것과 차별점을 갖는 것입니까. 아니면 같은 맥락입니까.
토론자 3 :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구멍가게 장사의 심부품에서 엄격한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고객을 설득하는 고차원적인 매니지먼트를 말하는 것입니다. 설득시키고 발전시키는 교육의 개념까지도 포함하는 그런 메니지먼트 개념이죠.
토론자 1 : 우리는 환경미술을 기획하고 중개하고 하는 단계형식도 전근대적이라 무리가 따르는 실정인데요 그 점에서 보면 영국은 공공적 성격의 공공미술을 담당하는 공공미술 기획관리전문직(Public Art Administrator)이라는 직함이 있어 일정한 재원이 형성되면 그재원과 장소와 작가를 연결시킵니다. 우선 그장소에 맞는 기본 기획을 구성하고, 그 다음 예술형태에 맞는 적절한 작가를 복수로 가려내어 지침을 주고, 공모하여 최종적으로 좋은안을 선정하여 실행하죠 우리도 이러한 제도와 기구들을 참조해야겠죠
토론자 3 : 제가 말씀드린 메니지먼트라는 것은 바로 그러한 컨트로의 개념을 의미합니다.
토론자 4 : 일차적으로 환경조형물에 관여할 수 있는 분들이 건축가라고 생각합니다.
건축가들의 환경미술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토론자 1 : 대체로 건축가가 건축물을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보기 때문에 미술품이 덧붙여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또 예술가들이 건축공간이나 구조물질 등 건축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아 파트너로서 함께 일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건축행위가 극히 규격화된 요식행위라는 데에도 원인이 있겠지요.한편 이와 반대로 건축가들이 주로 정보를 재조직하고 선택한 일에 매달리면서 창조적 측면이 줄어들고 엔지니어링적 측면이 강화되는데 따라 나름대로 소외를 느끼기 때문에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환경조형물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등의 경우도 있는 듯한데윤박사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9.건축가와 예술가의 파트너쉽
토론자 2 : 먼저 부정적인 현상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서울의 경우, 건물들이 건축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면적을 확보하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엔지니어들에 의해 지어진 도시입니다.또한 환경미술품은 작가만의 오브제로서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박물관의 경우, 조형물을 단순히 박물관의 부속품으로 보고 박물관 자체가 더 돋보이게 하는 설계가 많고, 또 건축가도 그러한 설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건축가가 건축물 자체의 작품성을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건축을 공간 나누기 정도의 일로 보는 경우입니다. 건축가를 선정하기 이전에 이미 프로그랭 단계에서 건축물의 성향과 환경조형물 작가의 성향이 고려된 기본계획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죠.
토론자 3 : 보다 구체적으로 건축가와 환경조형물 작가의 관계보다는 건물주, 작가, 건축가들을 조절할 수 있는 책임자가 필요합니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책임자가 나타나기 이전까지는 이중에서 책임자를 선정해야겠죠 간단히 말해서 이 책임자는 코디네이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것은 하나의 조형물은 단순한 부속물의 개념이 아닌 그 사회, 문화, 경제의 총체적인 표현이라는 관점에서지요.

10.기업의 문화적 역할이 중요
토론자 1 : 실제 작품설치의 기획과 또 설치된이후 하후관리까지 조절하는 기능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건축주들의 이야기들을 들어 보면 화랑이 소개한 작가를 만나 면 그 시안을 보여줄 뿐이라는 겁니다. 처음부터 작업에 참여해야 하는데 나중에 설치할 때만 작업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조경과의 관련, 조명, 전기, 배선의 문제, 건물 전면공간과의 문제 등을 조정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완전히 빠져 있어서 주벼과의 부조화를 낳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토론자 4 : 김선생님의 말씀대로 국가관리를 통해 건물주와 건축가, 작가들의 협조를 주선하는 위원회가 생긴다면 지금 현 상황에서 환경미술의 바람직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토론자 1 : 민간분야, 전문분야의 민주적인 참여를 위하여 국가의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각각의 단위문제를 넘어서보다 큰 차원에서의 환경개선에 관한 연구와기획과 수행을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적절하게 진흥시킬 수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잘만 한다면 건축주에게도 이익이 되고, 한 지역의 경제활동에도 이바지되며 경제와 문화의상호 프로모션에 의해서 도시도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 실제적인 문제에서 더 모색이 되야 하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이것을 기업기술의 차원, 기업의 문화투자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문화, 경제 상황이 미술과 돈의 관계를 불가피하게 만듭니다.
토론자 3 : 환경미술의 개념 자체가 공공성을 포함하고 있으나 문제는 이것을 실체화시키고 실천할 사람은 누구냐하는 것입니다. 현상황에서 그 역할은 기업이 매우 적역입니다.
토론자 1 : 기업에서 문화예술을 주목하는 것은 여러 차원에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문화된 공간을 운영하거나 컬렉션을 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나 상품생산에서 디자인 자체의 중요성에 관심을 갖는 것 등이 있는데요. 사실 기업문화는 기업내부의 생산성의 마인드도 포함하는 큰 개념입니다.현재 기업의 문화투자가 늘고 있는데 여기서 문제는 문화의 개념이 무엇이냐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한계가 함께 생각될 수 있는 것입니다.다시 말해서 기업이 일단 공공성을 장악하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롯데월드를 보면 그것은 상업공간이자 문화공간입니다. 또 한 지역의 섬으로서 상업적, 경제적 이해에 이바지하면서 문화에 관한 인식을 일정한 틀로 굳힙니다.대기업 문화의 예술 개입도 일정한 방향성을 띠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모형이 적절한가. 그렇지 못한가 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합니다.
토론자 3 :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 더불어 안볼들여다 볼 때 바로 기업이 숨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문화를 주목해서 보지 않을 수 없는거죠.

11.기업문화의 역기능에도 주목해야
토론자 1 : 기업문화의 순기능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요. 동시에 기업문화의 내용개념 설정에
서 순기능적 측면 외에 역기능도 있을수 있다는 것이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토론자 3 : 역기능도 반드시 작용하죠. 이 역기능은 각 이해당사자가 서로 선의의 싸움을 하게 된다면 개선될 것입니다. 이런 인식이 없으면 그 역기능 속에 함몰되고 말죠.
토론자 1 : 그 전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훨씬 활발한 비평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토론자 3 : 현대사회에서는 기업문화가 강하게 대두되는데 이것을 견제하고 순화시킬 힘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이 문화를 장악하는 즉 하나의 폭군이 될 수 있죠. 바로 이러한 것
을 견제할 비평이 많이 대두되어야 할 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죠.
토론자 1 : 현재 아에 대한 우리의 의식은 어떻습니까. 실제에서 오는 갈등이랄까 어려움에대해
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세요.
토론자 3 : 결과만을 봤을 때 서울에 있는 환경조형물은 치졸하기 그지없습니다. 양복을 입고 갓을 쓴 것 같은 앞뒤가 안맞는 꼴이죠 이것은 그 과정이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정책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죠. 실제적인 문제는 저보다 성교수께서 더 잘 지적할 수 있으실텐데요.
토론자 1 : 저는 환경조형의 문제를 팀을 이루어서 연구하고 기획하고 또 작가로서 개인 또는 팀웍으로 제작설치까지 하는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연구소는 단순한 중개기능의 에이전시와는 구별됩니다. 그런데 한 10년 운영해보니 경험도 많이 얻었지만 어려움도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에 대해서는 언제 다시보다자세하게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하기로하고, 여기서는 일반적인 얘기만 하겠습니다.

12.건축주의 미술에 대한 이해 급선무
사실 문화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모두 알고 있지만 실제로 부딧히는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우선 현재 여건에서는 좋은 작품이 나오기 상당히 힘듭니다.물리적으로는 법규에서 규정을 받는 공간적 구조가 너무나 열악하고, 또 작가선택이나 작품선택이 건축주의 미술에 대한 열악한 이해 아래 묶여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환경미술이란 이러한 것 같다라는 인식이 고정되어 있어 그것을 뛰어넘는 열려진 개념의 작품을 제안 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예술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기가 쉽지 않죠.또 지금 우리 환경미술의 현실은 조금 전에 말했던 기업의 문화장악이 아니라 그 이전에 중개기구인 화랑의 문화장악이 더 심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위험한 수위에까지 이른 것 같습니다. 이 문제들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방식과 얽힌 문제라서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은데요. 사실 갤러리 아트와 공공미술이 배격관계는 아니지만 확실한 구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화랑에서 공공미술을 단순히 시장확대의 기회로 보고 개입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구조를 깨는 비영리적이고 합리적인 대안모색이 절실합니다.
토론자 3 : 결국 최종적으로 판단을 잘 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인데, 기업주가 모든 것을
잘 판단할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법밖에 없다고 봅니다.
토론자 1 : 과도기적인 상황에서는 그런 것이 필요합니다만 공공미술의 영역에서 영리적 성격의 단순한 대리인이라는 조재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저는 부정적입니다. 대리인의 활동이 규격화되고 요식화될 때 는 그 방향이 올바른 방향으로 조절되지 않을 수도 있기때문에 상당히 유연한 접근이 필요합니다.요즘 각 화랑에서 환경미술을 전담하는 부서가 생기고 또 환경미술만 전문으로 다루는 곳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이것들이 전과정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구체적 내용이 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또 이것들이 폭넓게 사회의 문화적 동의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과연 그러한 동의가 미술계 내부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십니까.
토론자 3 : 현재 미술이라는 것이 개인 컬렉터에 의존하던 전근대적 상태에서 미술관과 같은 공
공기관에 의한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기 위한 매개가 필요한 데요. 지금의 상황을 이 매개가 정상화되기 이전의 혼란상태로 볼수 있지 않을까요.

13.지양되어야 할 작가주의
토론자 1 : 현재 시민들이 볼수 있는 공적인 공간 속에 많은 양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들이 시민들의 미술에 대한 기대치나 인식에 부응할 만한 것이었느냐 할 때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공동체의 구심적 역할을 해야하는데 일정한 틀에 묶여그러한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토론자 4 : 과도기적 상황에서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봅니다. 만족스럽지
는 않지만 현대적인 미술의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자 2 : 시각적인 환계성에서 보면 결굴은 정치 문제와도 결부가 되는데요. 과거 도시가 생기고 나라가 생기면서 최고의 권력자들이 자신들을 기억시킬 수 있는 모뉴먼트 등을 건설했습니다 절대권력자가 없는 현대에 와서는 대중을 위한 시설물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도심의 핵심적인 부분에 기능을 갖는 환경미술물 설치 등이 고려될 수 있겠지요
토론자 3 : 저는 지금의 이 모습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니가. 즉 우리의 수준이 바로 그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하면 발전시킬 수 있는가는 예술품이 소유의 개념에서 감상 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토론자 1 : 저는 두가지 단어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정리하겠습니다. 환경미술, 공공미술이 보다 컨텍스트와 참여가 중시되는 예술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공적 이해와 시민적 소통을 통해서 그 당대의 커큐니터의 구심점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필요합니다.또 예술개념의 진보성을 반영해야 하는데요. 지금은 너무나 보수적, 절충적이고 고정된 예술개념에 근거해서 상업적인 면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나아가 작가주의가 재고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작가주의란 일품적 예술작품이 고정된 스타일의 정형성에 기반해서 반복되는 현상을 말합니다.그런 의미의 작가들이 양식적 스타일의 반복에서 예술적 충실성을 찾는 미학개념은 공공미술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보다 확장되고 유연한 각도에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이 미술의 앞으로의 발전에도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