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타일 인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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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환영
 옮긴이 : 차미례, 출판사 : 열화당 , 정 가 : 35,000원 , 출판일 : 2003년 06월 14일 목차 - 서론 심리학과 양식의 수수께끼 1부 유사성의 한계 1. 빛으로부터 물감으로 2. 진실과 전형 2부 기능과 형식 3. 피그말리온의 힘 4. 그리스 혁명에 대한 반성 5. 공식과 경험 3부 관조자의 역할 6. 구름 속에 들어 있는 형상 7. 환영의 조건 8. 삼차원의 모호성 4부 고안과 발견 9. 미술에서의 시각의 분석 10. 캐리커처의 실험 11. 재현에서 표현으로 ---------------미디어 서평 연합뉴스 : <책> 곰브리치 미술사연구의 결정판 '어떤 예술가도 자신의 모든 관례적 기법을 버리고 그가 보는 대로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있는 미술사가 E.H 곰브리치(1909-2001)의 이러한 주장은 논란의 중심에 있어온 근대미학의 주요 명제였다. 곰브리치는 1956년 역저 「서양미술사」에서 펼친 '보는 대로 그린다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명제를 이론적으로 석명할 기회를 가졌다. 워싱턴내셔널 갤러리오브 아트의 '미술에 관한 멜런 강좌'에서 행한 강연에서였다. 이 강연을 모태로 쓰여진 책 「예술과 환영」(열화당 刊. 차미례 옮김)이 번역돼 나왔다. 「서양미술사」가 간결한 문체, 풍부한 비유를 곁들인 미술교양서라면 「예술과 환영」은 '회화적 재현의 심리학적 연구'라는 부제가 시사하듯 회화적 재현의 전개과정을 짚은 학술서적이다. 열한개의 장(章)으로 이뤄진 이 저작을 추동하는 개념은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관습적 표현법과 이른바 '도식과 수정', 이미지를 보고 그 재현이 정확하다고 믿는 관람자들의 익숙한 관습에 기대어 그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정신적 반응인 '정신적 반응기제' 등이다. 이들 개념을 바탕으로 심미적 목적을 갖는 미술의 탄생을 불러온 그리스혁명과 정확한 재현을 목표로 고안된 원근법, 예술을 과학으로 믿은 미술가 컨스터블 등을 집중 분석한다. 분석을 통해 저자는 이집트와 중세의 미술작품이 르네상스 이후의 것에 비해 미숙한 것이 아니라 '재현의 목적이 달랐던 것'임을 지적하고, '눈으로 본 것을 그린다'는 개념은 르네상스 시대에 싹터 원근법 등의 새로운 미술기법으로 발전해나간 것임을 밝힌다. 저자의 재현에 관한 이론은, 미술가가 객관적으로 그려냈다고 생각한 '재현' 역시 그들이 알고 있는 재현적 관습과 기법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인데다, 관람자 역시 자신의 시각적 기대를 통해 그 재현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시말해 재현은 시대별로 미술이 담당하던 상이한 목적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미술의 역사가 단순한 진보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 시대의 양식적 관습을 통해 암묵적으로 동의한 결과물, 즉 '도식과 수정'을 통한 실험과 시행착오의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곰브리치의 이론은 여러면에서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paradigm.표준) 이론과 상통하는 측면을 보여준다. 쿤에 따르면 과학혁명이란 하나의 '정상(표준)과학'이 다른 정상과학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정한 시대를 지배하는 과학을 정상과학이라고 할 때, 그 정상과학은 일정한 패러다임에 의해 공유된다. 그러나 정상과학이 심각한 이변현상을 해결하지 못할 때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다. 이전의 정상과학은 붕괴되고 새로운 정상과학이 출현하며 쿤은 이를 '과학혁명'이라 불렀다. 즉 정상과학과 정상과학간에 축적이 아닌 단절이 존재하는 셈이다. 곰브리치의 재현에 관한 이론 역시 미술사가 단순한 진보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동의(패러다임의 공유)이자 '도식과 수정'을 통한 시행착오(정상과학의 붕괴와 새로운 정상과학의 출현)라는 점에서 미술사의 '패러다임론'이라고 칭할 만한다. 416쪽.3만5천원. /신지홍 기자 조선일보 : 곰브리치 미술사 연구의 결정판 `예술과 환영` 에른스트 곰브리치(Ernst Hans Josef Gombrich·1909~2001)는 설명이 필요 없는 미술사학자다. 그가 쓴 개론서 ‘서양미술사’는 30여개국에서 번역돼 600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알려진 미술학도의 필독서다. ‘서양미술사’가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쓴 책이라면, 그 대척점에는 이 ‘예술과 환영’이 있다. 미술에 대한 그의 학문적 업적이 집약된 ‘미술을 주제로 한 철학·심리학서’인 셈이다. 1956년 워싱턴 갤러리 오브 아트에서의 ‘가시적 세계와 미술의 언어’라는 강연을 계기로 씌어진 이 책은 1960년 초판이 발행돼 우리나라에서도 두어 차례 번역된 적이 있었다. 이 저서의 단초는 이미 1950년에 발간됐던 ‘서양미술사’에 있었다. 곰브리치는 그 책에서 “어떤 예술가라도 자기 자신의 모든 관례적인 기법을 버리고 ‘그가 보는 그대로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이게 무슨 말일까? 곰브리치는 ‘이 말이 어쩔 수 없이 다소 경구처럼 간략하고 독단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이 책 한 권을 통해 그 말을 설명한다. 그는 미개사회의 미술가들이 실제의 얼굴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형태에서부터 한 얼굴의 모습을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이집트인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머릿속에서 만들어내 표현했고, 중세미술과 중국미술은 도식적 형태들을 활용했다. ‘눈으로 본 것을 그린다’는 것은 르네상스 시대에 처음으로 싹터 과학적 원근법과 스푸마토(sfumato·색을 안개처럼 미묘하게 변화시키는 명암법) 등으로 재현 수단이 풍부해졌다. 그러나 그 이후의 몇 세대마다 생각지 않았던 관습의 요새가 저항처럼 자리잡았고, 실제로 본 것보다는 배워서 아는 형태를 그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인상파 이후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눈에 보이는 것’이 분명하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점 더 실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미술에서의 재현의 전통이란 것은 완벽한 모사가 아니라 각 시대마다의 양식적 관습에 암묵적으로 동의된 것이라는 말이다. 그 양식적 관습이라는 것은 당대(當代)의 미술이 맡고 있었던 서로 다른 목적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미술의 역사는 도식과 수정을 통한 숱한 실험과 시행착오의 과정이었다. 여기서 창조자 못지않게 관람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 시각적 기대와 상상력을 발휘해 미술작품의 재현이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미술사를 패러다임의 교체에 따른 진보가 아닌 비판적 합리주의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토머스 쿤보다는 칼 포퍼에 기울어져 있는 이 저작은, 왜 고려의 은진미륵이 신라의 석굴암보다 사실성이 떨어져 보이는지에 대해 하나의 힌트를 준다. /유석재기자 이 책은 오늘날의 시지각과 심리학에 관련한 연구성과를 토대로 재현의 심리학과 그 역사를 검토한 것이다. 예술에서의 양식 변화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을 찾기 위해, 곰브리치는 자연의 모방과 전통의 기능에 대한 무수한 관념들과 미술사의 전역을 재검토했다. 그 결과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그것을 보는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관계의 실마리를 밝혀냈다. 따라서 이 책은 화가들의 계보로 이뤄져 있는 서양미술사의 이면을 탐사하는 기록이며, 동시에 예술가가 아닌 관람자 우리 자신의 역할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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